기타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향기로 잇다, 디지털 미디어아트 페스타 DMAF 2026
기술이 예술이 되는 자리에, 향이라는 감각을 더하다 — DMAF 2026
- Space
- DMAF 2026 디지털 미디어아트 페스타
- Scent
- Urban Papier
- Note
- Yuzu · Lemon · Lime · Grapefruit · Basil · Orchid · Lily · Vetiver · Clove · Cedarwood · Sandalwood
DMAF 2026 디지털 미디어아트 페스타는 새로운 매체와 표현 방식으로 동시대 예술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행사에 앞서 같은 공간에서는 백남준 탄생 94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경매와 초청 행사가 열렸습니다. 기술을 예술의 언어로 끌어들였던 백남준의 시선과 오늘의 디지털 미디어아트가 한 공간에서 이어진 셈입니다.
전시 공간의 향을 맡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넷과 비디오아트, 스마트폰의 시대를 앞서 상상했던 작가처럼 이번 행사도 기술을 도구가 아니라 감각을 만드는 매개로 다뤘습니다. 저희는 거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 하나를 더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미지와 작품, 공간의 구조가 먼저 관람객을 맞습니다. 향은 그 앞에 나서지 않는 편이 맞다고 봤습니다. 밖에서 들고 온 일상의 감각을 잠시 내려놓고 전시로 넘어오는 그 짧은 순간에, 배경처럼 깔려 있는 정도가 이 공간에는 적당했습니다.


향은 어반 파피에(Urban Papier)를 골랐습니다. 유자와 레몬, 라임, 자몽의 시트러스가 첫인상을 열고 바질과 오키드, 릴리의 그린 플로럴이 뒤를 잇습니다. 마지막에는 베티버와 정향, 시더우드, 샌달우드의 우디 잔향이 남습니다. 밝게 시작해 도시적인 결을 지나 차분하게 가라앉는 구성이라, 기술과 감성이 함께 놓인 이 행사의 성격과 잘 맞았습니다.


디스펜서는 작품과 작품 사이, 관람 동선을 따라 배치했습니다. 전면 패널에는 DMAF 2026의 그래픽을 넣어 기기가 전시장에서 따로 놀지 않도록 했습니다. 향을 내보내는 장치가 아니라 전시의 일부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이번 현장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입니다.

빠르게 바뀌는 화면과 소리 사이에서 향은 거의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요소입니다. 작품을 설명하지도 않고 눈에 띄지도 않지만, 관람객이 공간을 옮겨 다니는 내내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전시가 끝난 뒤 남는 기억에 그 감각이 함께 붙어 있기를 바라며 구성한 향기 환경입니다.